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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GUYS I MET

GUY#2 : (2)긴가민가할 땐 아닌 겁니다

일단 구호를 복창하고 시작합니다. 긴가민가 할 땐? 아니다! (다시 한번!!) 긴가민가 할 땐??? 아니다!!!

 

완벽해보이는 남자가 날 좋아한다고 느낄 때는 크게 두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는데 내 눈에 완벽해보인다면 그만큼 내가 단단히 콩깍지가 씌었다는 것. 여자 쪽에서 너무 심하게 반해버린 경우에 높은 확률로 그 여자 앞엔 가시밭길이 펼쳐진다. 둘째, (역시)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으므로 겉이 멀쩡하다면 뒤에 심각한 구린 점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결론은 (역시) 가시밭길22.

 

완벽한 남자와 완벽한 데이트를 하고 온 내 앞엔 가시밭길이 탄탄대로였다. 무섭게 내달아가는 내 마음과 달리 그 사람은 하루에 두어번 카톡미끼만 던져주는 식이었다. 고오-스펙의 바쁜 직업이라고 하니 그럴 수도 있지-하며 납득해보려 하다가 문득 울화통이 터지곤 했다. "아니 나도 잠 못 자며 일해본 적 있는데, 잠깐 화장실 갈 때 밥 먹을 때 잘만 연락했었는데 염병!"

 

얼마나 찌질했냐면, 내가 코리아유교걸이라 연락에 집착하나 싶어 유튜브에다가 '프랑스 연애 연락' 이딴 걸 검색하고 자빠졌었다. 🤦🏻‍♀️(이모티콘으로 밖에 형용할 수 없는 한심함) 

 

아무튼 GUY#2의 행태를 분석해보자면,

 

1. 연락

- 답장이 매우 느림. 심각한 수준. 굿모닝 카톡에 오후 늦게서야 답장하는 식.

- 깊은 수준의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음. '나 이제 퇴근한다 ㅠㅠ' '오늘도 재택근무?' 딱 요정도.

- 💡인사이트 : 연락은 마음을 어느정도 대변해주기도 함.

 

2. 데이트 빈도

- 첫 2-3주 동안은 주중에 만날 약속을 미리 잡고, 매주 금요일 저녁 혹은 토요일에 만났음.

- 어느 순간 주중에 약속 연락을 하지 않으며 2주에 한번 꼴로  보기 시작. 금요일은 선약이 있다며 일요일에 보게 됨.

- 💡인사이트 : 남자들은 중요한 약속을 일요일보다 불금 혹은 토요일에 잡는 경향이 있음.

 

3. 그럼에도 내가 계속 행복회로를 돌렸던 이유

- 데이트때마다 나를 보러 먼 거리를 오감. (=시간을 씀)

- 좋은 위스키바나 식당을 감. (=돈을 씀)

- 💡인사이트 :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면 시간과 돈을 쓴다는 말도 옛말. 시간과 돈이 그냥 '있기' 때문에 써버리는 것.

 

오지 않는 연락과 데이트 없는 주말을 견디는 내 마음은 지옥이었다. 그 사람 인스타를 염탐하다 하루가 다 가곤 했다. (찌질이의 꿀사이트 공유 : 공개계정에 한하여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인스타 스토리를 염탐할 수 있읍니다🤦🏻‍♀️ insta-stories.ru/)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하는 데이트들이 너무 달콤했기 때문에 난 이 상태로 2개월을 질질 끌었다.

 

결론은 뻔하다.

(염탐하던) 인스타그램에서 다른 여자와 데이트 하는듯한 사진을 본 후, 더이상 달콤함에 취해 그에게 끌려다니지 않기로 결심했다. 내가 밀어내는 행동을 보이자 그는 갑자기 귀신같이 나를 당기기 시작했다. 밤 늦게 집 앞으로 찾아온 그에게 이렇게 말하고 끝내버렸다. "이런 애매한 관계가 내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것 같아. 이제 그만 만나자." 마지막 멘트가 나름 멋있었다는게, 유일한 자기위로 포인트.

 

이 관계를 대충 아는 친구가 말했다. "야, 너도 잘 즐겼네. 됐어 잘 끝냈다." 맞다. 잘 즐겼다. 오픈카를 타고 고오급스펙의 까리한 남자와 위스키바에 가는 건 달콤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틴더에서 진짜 짝꿍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믿있던 나는, 그걸로는 부족했다. 아니 그런건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불지옥맛 달콤함은 끝이 났고, 짝꿍을 찾기 위한 틴린이의 눈물겨운 사투는 계속되는데...

 

 

 

 

 

 

 

👉🏻 GUY#3 : (1)나도 누군가에겐 썅년이다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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