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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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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쓰는 사람과 !를 쓰는 사람 옆팀 팀장님이 이직을 하신다고 하여 오랜만에 사무실로 출근해 함께 점심을 먹었다. 내가 본 중 가장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자, 같이 붙어 일한 적은 없지만 '똑똑러'의 느낌을 뿜뿜 하시는 분이었다. 햄버거를 먹으며 처음으로 길게 대화를 나누어봤는데 일에 대한 태도를 되짚어 보게 하는 부분이 많아 후기를 남겨봄. #1 직장에는 크게 두 유형의 사람이 있다.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과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조직에는 이 두가지 유형이 적당한 비율로 섞여 있어야 잘 굴러간다. 현재 우리 조직은 이 비율이 깨져있다.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만 많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다. 내 나름대로 두 유형을 정의해보자면, 물음표를 쓰는 사람과 느낌표를 쓰는 사람이다. 전자는 '왜 이 일을 하는지?', '왜 이 수치는 이..
A선배와 B선배 "선배, VCR 가편친 것 좀 봐주세요""응 보자. 어 뭐 이런 것만 좀 더 추가해서 넘겨.""네네 수정하면 한번 더 보여드리고 종편 넘길게요.""안보여줘도 돼. 대충 해서 넘겨." "가수 한명 한명씩 다 찍어. 가서 찍든, 찍은거 받든.""무조건 다 찍어. 아끼면 똥 된다니까. 다음 행사 때 걔네를 찍을 수 있다는 보장이 있어? 없어. 지금해 지금." A선배와 일하는건 편하다.슥, 척, 탁 하면 된다. 하지만 참 매력없다.나름 고생한 것 같은데 행사가 끝나고 별 감흥이 없다. 아, 일 하나 지나갔구나- 싶다. 마음에 남는게 없다. 반면에 B선배와 일하면 참 괴롭다고들 한다. 피곤하다고.정도를 모르고 완벽함을 추구해서 모든 스태프들이 지쳐 떨어져나간다고. (아직 난 ING중이라 피본적은 없다)최선과 최고..
호수 위의 백조 지난 1년 반 동안 생방으로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TV로 봤다. 저녁으로 쌀국수를 후루룩 퍼먹으며. 같은 화면을 부조에선 참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었는데."어? 한다한다!" 하면서 티비를 틀었고 "잘먹었다" 하면서 껐다.참 쉽고 간단하고 평화롭고 재미있었다.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난리를 칠 때 아빠가 그랬다."넌 호수 위의 백조"처럼 살라고. (살아야 한다고 했던 것 같기도.)그땐 귀에 제대로 들어오지도 않고 눈물 닦느라 바빴는데 오늘 그걸 느꼈다. 불과 저번주까지 그 팀에 있을 때는참 쉬운게 없었고 간단하지 않고 재미를 느낄 틈이 없는 전쟁터 같았다. 안 그런 세상일이 어디있겠냐만은 유독 이 일이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의 웃음을 위해 혹은 흐뭇함을 위해울고, 머리를 쥐어뜯고, 달리고, 또 울..
퇴사할 뻔 했다 거대 행사를 마쳤다.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퇴사의 위기가 크게 세네번 있었는데 우당탕쿵탕 하며 넘어갔다. 첫번째 위기는 조금 이상한 선배와 그로 인해 많이 이상해지는 팀 때문이었는데, 돌이켜보면 이 땐 내가 본능적으로 알아챘던 것 같다. 아- 이걸로 퇴사하면 겁나 억울하겠구나. 울며 불며 저 선배에게 이 선배 욕하며, 동기와 후배들 붙잡고 하소연하며 넘겼다. 두번째 위기는 조금 심각했는데 이 직업의 본질에 대해 고민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돈, 명예, 워라밸 뭐 하나 충족되는게 없었다. 돈은 야근수당으로 나오는 택시비를 그러모아 겨우 면을 세우는 정도고. 명예? 슬프지만 나는 아직도 내 방송을 '대중'들이 본다는 실감이 없다. 소수의 팬층이 보고 있다는 걸 알 뿐. 워라밸은 개나 줘버리자. 개인적인 삶..
직업을 갖게 되어 좋은 점 출근한 지 정확히 24일이 됐다. 오늘 아침에 월급을 받았는데'도대체 나한테 왜 월급을 주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만큼여전히, 딱히 쓸 데 없이, 무언가를 배우는 중이라고 나를 위로하며 사무실에 출근한다. 달라진 점은"역시 사람은 직업을 가져야 해" 라는 시건방진 소리를 하게 된건데직업을 갖게 되어 좋은 점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학생 때는 무엇을 해도 화살표의 끝이 나 자신을 향했던 것 같다.책을 읽는건 나의 발전을 위해서.공모전에 나가기 위해 뭘 만드는 건 나의 스펙을 위해서. 그런데 갑작스레 '사회인'이 된 후에는 그 화살표가 내가 아닌 타인을 향하게 된다.이 보고서는 팀장님 보여드릴 것, 혹은 이 영상은 시청자들이 볼 것,하다못해 내가 호치케스로 열라 찝고 있는 이 서류는 카메라 감독님이 보..
------진짜 잡의 세계 시작------ ------진짜 잡의 세계 시작------ 직장이란 것이 정말로 생겨버렸다! 느낀점과 배운 것들을 적어보려 한다. 진짜 직업의 세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