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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를 쓰는 사람과 !를 쓰는 사람

옆팀 팀장님이 이직을 하신다고 하여 오랜만에 사무실로 출근해 함께 점심을 먹었다.

내가 본 중 가장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자, 같이 붙어 일한 적은 없지만 '똑똑러'의 느낌을 뿜뿜 하시는 분이었다.

햄버거를 먹으며 처음으로 길게 대화를 나누어봤는데 일에 대한 태도를 되짚어 보게 하는 부분이 많아 후기를 남겨봄.

 

#1

직장에는 크게 두 유형의 사람이 있다.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과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조직에는 이 두가지 유형이 적당한 비율로 섞여 있어야 잘 굴러간다. 현재 우리 조직은 이 비율이 깨져있다.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만 많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다. 

 

내 나름대로 두 유형을 정의해보자면, 물음표를 쓰는 사람과 느낌표를 쓰는 사람이다. 전자는 '왜 이 일을 하는지?', '왜 이 수치는 이렇게 나왔는지?', '이게 최선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후자는 정해진 것에 '네!'하고 답하며 그것을 실행해낸다.

 

맞다. 우리 팀은 물음표 없이 일하고 있다. 이걸 왜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커녕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도 던지지 않은 채 일을 쳐내며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몇몇 팀원과 얘기해본 결과, 이것을 개인의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모두가 이 지점을 의아해하지만 계속 이렇게 일해가는 중이다. 조직문화는 개인에 큰 영향을 미친다.

 

팀장님의 말처럼 조직에는 두 유형의 인물이 모두 필요하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누군가에게 지시하는 일이 더 많아지는 위치에서는 물음표를 잘쓰는 것이 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팀장님은 이번 이직 면접에서 "자신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물음표를 쓰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

 

#2

실력과 커리어는 다르다. 커리어는 나의 이력. 어떤 회사에서 무슨 업무를 맡으며 일해왔는지. 실력은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직장인에게 너무 가혹한 질문이다. 

 

"주변에 삼전이나 현대 같은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 중에, 이직한 사람 있어요?"

"어...(생각중).. 어 생각해보니 없네요? 없어요."

"제 주변에도 거의 없어요. 걔네들은 못 나와요. 용기가 없을걸요. 커리어는 좋은데, 실력은 없을 가능성 농후."

 

난 지금 커리어와 실력을 둘 다 쌓아야 하는 연차라고 팀장님이 의견을 주셨다. 지금까지는 커리어를 예쁘게 만드는 걸 주로 고민해왔다.이 회사로 이직했을 때도 소위 말하는 '네임드'를 달기 위한 게 컸고.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일을 해야 이 질문에 답을 내릴 수 있을까.

앞으로의 거취를 정할 때 고민해야 할 요소가 한가지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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