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OVE

이별 후에 써보는 연애 이야기

또 이별했다.

그리 길지 않은 연애였음에도 또다시 마음이 힘들다.

 

관계가 끝난 후 늘 반복하곤 하는 의식을 치루는 중이다.

술 마시지 않기, 햇볕을 꼭 쬐기, 산책하기, 마음을 다 잡아주는 유튜브 보기 등등.

특히 김달 유튜브를 보며 (=채찍질을 당하며) 정신을 차리곤 하는데,

어제는 곽정은의 사생활 영상을 보게되었다. ( 헤어지고 나서 한 달 안에 꼭 해야 하는 것 세 가지 )

 

요약해보자면 이렇다.

- 이별 후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은 나를 파악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 내가 뭘 편안해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 내 삶의 기준을 먼저 세우고, 그에 맞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얘는 이래서 좋고, 쟤는 저래서 좋다- 이런 식이 되어버리는데, 그런것은 언제든 변하기 마련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매 이별마다 고통을 잘 흘려보내는 것에만 집중했지,

이별을 통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돌아보려 하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시간을 들여 찬찬히 들여다보고 기록해봐야겠다.

 

< 왜 사랑에 빠졌는가 >

틴더 후기를 쓰다가 말았는데, 이 친구를 틴더에서 만났다.

나는 틴더에서 내 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찬 틴더 애송이였고, 그 친구는 꽤나 여러번의 경험이 있는 세미고인물이었다.

만나기 전 대화를 참 많이도 주고 받았는데, 이 대화가 생각난다.

"틴더에서 내 짝꿍을 만나는건 불가능한거야?"

"그런거지. 원피스에서 모두가 보물을 찾으러 나서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잖아." (원피스를 잘 몰라서 정확한 내용 기억 안남)

"아 오키오키 불가능하다는 거군 ㅋㅋ"

 

그렇게 만나서  우린 얼마 안가 사귀게 되었다.

내가 그 친구를 좋아한 이유는 단순했다.

외모가 내 취향이었고, 내 외모가 그 친구의 취향이었고, 대화가 어느 정도 잘 통하는 것 같았고, 세상 돌아가는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 보였고, 무엇보다 그때의 나는 누구랑 관계를 맺는 것 그 자체가 재밌었다.

 

< 왜 헤어졌는가 >

연락에 대한 상식 선이 달랐다.

내 상식에서 최소한의 연락조차, 그는 '굳이?'라는 입장이었다.

아주 조금씩 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여전히 내 성에는 차지 않았다.

그가 전에 비해 많이 바빠진 건 알지만, 처음 틴더에서 알게 되었을 때의 연락을 기억하는 나는 계속 섭섭했다.

 

나와 재질이 달랐다.

처음 사귀게 된 이후 그 사람에 대해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경이에 찬 얼굴로) 내가 생전 처음 만나보는 류의 사람이야."

그리고 지금 역시 마찬가지.

"(씁쓸하게) 그는 내가 생전 처음 만나보는 류의 사람이었어."

본업에, 부업에, 공간 공유 소일거리에, 끊임없이 새로운 소식을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일을 벌리는 헤비 인스타유저.

주변에 사람도 참 많고 그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성장을 지향하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야심가 재질.

그에 비해 나는 소소하고 일상적인 사람이었다.

각자 자기 일은 열심히 하되, 쉴 때 연인과의 시간을 충분히 보내며 친밀해지고, 사랑받고 사랑해주고, 뒹굴거리며 산책도 하고, 그런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과한 SNS 사용과 너무 많은 약속은 나를 피폐하게 만든다고 여기는 주의.

 

결국에는 삶에 대한 가치관과 우선순위가 달랐던 것 같다.

헤어질 때 그에게 이 얘기를 했었다.

"나는 지금은 관계가 제일의 관심사야. 그런데 너는 그게 아니잖아. 거기서 오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

연락에 대한 상식선도 결국 '가치관'에 다 포함되는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곽정은 언니의 쓰다 보면 정리가 될거라는, 그 말이 맞구나.

속상하고 서운했던 일이 사건 별로 구구절절 많았는데 쓰면서 느껴진다.

너랑 나랑은 가치관이 달랐던구나. 방향이 달랐던구나.

 

그다음 살펴볼 것

- 나의 가치관 : 내가 사랑에 대해서 원하고 바라는 것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