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4)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읽기 내 안이 텅 비었다고 느껴지거나 이야기에 대한 갈증이 치밀면 나는 내가 무엇을 얻고 싶은 지도 모른 채 무작정 책을 펼쳐든다. 조급한 마음에. 내가 얻고자 했던 건 그 곳에 없다. '그럼 그렇지'하며 습관적으로 글자를 짚어 내려간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돌아보면아니, 내가 책을 왜 펴기 시작했는지도 잊을 무렵이 되면 나는 아주 조금 더 채워져있거나 더 촉촉해져있거나 그렇다. 그래서 읽나보다. 그래서. 너의 이름은 너의 이름은 / 신카이 마코토 나는 좀 잘 우는 것 같다. ... 사실 어마어마한 울본데이 영화 보다가 눈물이 잘 안 멈춰서 곤혹스러웠다. 아니 내가 왜 이러지 싶어가지고 날 도닥여봤는데 소용이 없었다.진짜 서러울 때 나온다는 그 '흐흐흑'거리는 떨림(?) 비슷한 것도 있었다. 노답. 서로를 애절하게 붙들던 손이 툭 떨어지며, 그들이 잠시 맞닿았던 '황혼의 시간'은 급작스럽게 끝난다."잊어서는 안 될 사람!" "너무나 소중한 사람!"을 외쳐보지만첫째로 이름이 희미해지고,다음엔 내가 왜 여기서 무얼하는지 기억을 잃는다.그리고는 계속해서 누군가를,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기분에 감겨 살아간다. 우리는 소중한 것을 얼마나 많이 잊어버리며 살아갈까.언제부터 영화 의 빙봉같은 그런 아련하고 사랑스러운 것들이,마치 .. 라라랜드 라라랜드 / Damien Chazelle "우리는 재즈같은 인생을 살고 있는거야" 영화가 끝난 후에 남자친구 손을 붙잡고 이런 저런 감상을 나누다 한 얘기다. 세바스챤이 미아에게 재즈를 설명해주는 장면에서 이렇게 얘기한다.기억에 의존하는거라 확실치는 않지만, 대충 이런 맥락 아니었나 싶다. 재즈는 편히 흘려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아니야.다음에 놓일 음 하나 하나를 선택하며함께 연주하는 사람과 경쟁 하고 또 화음을 이루면서 치열하게 진행되는 음악이야. 이 장면을 보고 영화의 음악 장르가 반드시 '재즈'여야 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세바스챤과 미아는 자신 앞에 놓인 길을 선택해간다.꿈 대신 타협을 선택하고 도전 대신 도망침을 선택한다.이야기는 단 한번의 선택으로 끝나지 않는다. 인생과 음악은 계속되어야 하고.. 다른 가족과 함께 한 여행 1. 내가 10살 때 쯤 종종 느꼈던 기분인데, 오랜만에 그 기분을 느낀다. 금요일에는 저녁 늦게까지 친구네 집에서 놀 때가 있었다.저녁 9시가 되면 슬슬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이 있었는데친구와 나는 늘, 항상 헤어짐이 아쉬웠다.그럴 땐 둘이 팔짱을 꼭 끼고 친구네 엄마와 우리 엄마에게 싹싹 빌곤했다."오늘 제발 같이 자게 해주세요. 내일은 숙제도 더 잘하고 심부름도 많이 할게!"엄마들은 몇 번 근엄하게 안된다고 하신 이후엔 "그래 그럼"하며 못이기는 척 허락해주셨다. 둘이 나란히 누워 유승준, GOD, 좋아하는 남자애 얘기를 하다가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까무룩 정신을 놓았다.그리고는 꼭 친구보다 먼저 잠에서 깨곤 했다.아무래도 낯선 환경이라 그랬나본데,혼자 잠이 깨 멀뚱멀뚱 그 집 천.. 이전 1 ···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