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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GUYS I MET

GUY#7 : (1)모든 것이 적당한 그에게 없는 두 가지

‘적당하다는 것’의 함정

평범하고 적당하다는 것, 언뜻 얼마나 쉬어보이는가?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만한 기만이 없다.

자, 내가 생각한 ’적당하다‘라는 것의 정의다.

1) 학벌은 인서울의 서성한 이상일 것
2) 키는 173 이상일 것
3) 얼굴은 키스 가능한 정도일 것
4)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며, 일정수준 정도의 (나 정도) 월급을 벌 것
5) 집안이 가난하지 않을 것 (기본적인 노후 보장이 되어있을 것)
6) 성격이 좋을 것

대충 모두 50%의 확률이라고만 쳐도(사실 그 보다 더 적은 확률일 것이다)

6개의 조건을 곱하면 1%의 확률이 나온다. 

게다가 그 사람과 사랑에 빠져야 한다니, 난 적당한 사람을 찾는 척 하며 결국 기적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틴더를 결정사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나다. 소위 말하는 ‘섹스 어플’에서 진심과 스펙을 따지고 있는 정신 나간 사람.

기적을 바라고 있다면 노력을 하는 염치를 보여야지-라는 생각이었을 뿐이다.

 

셀프 결정사의 과정은 아래와 같다. (별 건 없다)

우선 학벌. 학벌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소개란에 학벌을 써놓는 경우가 많았다.

해당 사람들을 위주로 키와 얼굴을 체크해본다.

학벌이 좋으면 높은 확률로 적당한 돈벌이를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자기 밥벌이를 하고 있는지는 대화를 하며 살짝 파악해본다. “무슨 일 하세요?” 

한량이 아닌 경우 직장명을 말해주거나, 업종 정도는 순순히 알려주고는 한다.

이걸 통과하면 이제 오프라인에서 한 번 만나보는 것이다.

 

마 침 내, 그렇게 따져 만난 한 사람

척척석사라 나보다 가방끈이 길었고, 프리랜서인게 조금 걸렸지만 생명화학 어쩌고 분야에서(난 문과다)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키가 그리 크진 않고 미남이라곤 할 수 없었지만 그럭저럭 손잡고 다닐 수 있는 외모였고, 제법 넉넉한 집안의 자제 같았다.

(내가 속물이 다되었다고 느낀 부분이었는데, 대화를 하며 그런 포인트들을 기가막히게 캐치하곤 했다.

부모님이 유럽 여행을 자주 다니신다, 체크.

어머니가 패션 쪽을 전공하셔서 옷이나 원단 쪽에 관심이 많으시다, 체크.

접하기 어려운 음식 재료에 대해 잘 안다, 체크.)

 

평화롭게 데이트를하던 어느 날, 딱 하나 마음에 걸리던 부분을 기어코 물어보고야 말았다.

“근데 오빤 왜 프리랜서로 일해? 안 불안해?”

“어 그게.. 내가 오래 일할 수가 없거든.”

“..?(서늘해지기 시작)

“자가면역질환이 있어서 졸업하고 한동안 쉬었어. 지금은 매일 약 먹어서 괜찮긴한데, 백화점 1층에서 진한 향수냄새 같은거 맡으면 막 쓰러지고 그랬었어.”

 

모든 것이 적당한 그에게 없는 두 가지.

하나는 건강이었다.

 

 

👉🏻GUY#7 : (2) '노잼'은 너의 문제일까, 내 마음의 문제일까?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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